세기의 기회를 잃어버린 이베이(eBay)

나비가 되지 못한 애벨레 vs.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아마존

강정수 · 258일전

아마존의 플랫폼 진화

2012년 4/4분기, 다시 말해 2012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마존은 처음으로 미국시장에서 이베이를 추월했다.


출처: Channeladvisor

이베이는 2013년 4/4분기에 아마존에 다시 한번 추월을 당했고, 그 이후 2014년부터 아마존과 이베이의 격차는 점차 커져갔다. 2014년은 아마존 시대가 본격 시작했던 해로 기록되고 있다.

그 이후 아마존은 아마존의 오픈마켓이라는 플랫폼 개념을 아마존의 신종 서비스에 결합시키면서 이들 서비스를 모두 플랫폼으로 전이시켰다. 아마존이 낳은 애벌레가 하나씩 하나씩 나비로 진화하는 꼴이다.


출처: Channeladvisor

아마존의 오픈 마켓(marketplace) 개념은 아마존의 시장 질서 파괴적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Prime)에 온전하게 전이되고 있다. 그 과정을 살펴보자.

아마존 프라임은 미국과 유럽에서 최대 2일 배송을 약속한 년간 구독(subscription) 서비스다. 상대적으로 좁은 한국 땅에서 2일 배송은 쉬운 과제일 수 있으나, 넓은 미국과 유럽에서 2일 배송은 높은 수준의 '기술' 도전이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첫 째 '주문과 배송 시작'사이의 시간, 이른바 Click to Ship을 크게 줄였다. 쿼츠(Quartz)에 따르면 아마존은 평균 60분에서 75분 걸렸던 Click to Ship을 15분으로 단축했다.

둘 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아마존은 예측 배송(anticipatory shipping) 능력을 증대시키며 그 적용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셋 째, 2014년 하반기부터 아마존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물류창고에 키바(kiva)라 불리는 로봇 시스템이 적용되었고, 이는 동일 면적대비 50% 높은 물류 처리를 가능케하고 있다. 쉽게 말해 부동산 가격이 높은 지역에 물류 창고 자리를 매입할 경우, 같은 면적의 물류 창고를 가진 경쟁 기업 대비 50% 높은 효율성을 가진다. 앞으로 아마존 물류 창고는 보다 대도시 가까이 세워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아마존이 직접 물류를 책임지는 상품의 물류 유통 시간과 달리 오픈 마켓(Amazon's marketplace)에 입점한 수많은 개별 업체의 물류 유통 시간을 어떻게 단축시킬 것인가에 있다. 그 때야 비로소 아마존 프라임은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아마존은 'Seller Fulfilled Amazon Prime'이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오픈마켓 판매자가 제공하는 물품 중 약 50만 개에 "Amazon Prime"이라는 표시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 오픈마켓 판매자 창고와 아마존 창고를 결합시키는 이른바 FBA(Fulfillment By Amazon) 시스템을 적용했다.

오픈마켓 참여 판매자 입장에서 볼 때 아마존 프라임과 FBA 참여는 비용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상품 소개에 'Amazon Prime'이라는 표시는 소비자에게 그들 상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일부 판매자는 Seller Fulfilled Amazon Prime 프로그램 참여 이후 매출이 약 30퍼센트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아마존 오픈마켓(Amazon's Marketplace)은 더욱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뿐 아니라, 우버(Uber)형 P2P 배달 서비스인 아마존 플렉스(Amazon Flex), 지역 상가, 음식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아마존 트레저 트럭(Amazon Treasure Truck), 오프라인 쇼핑 방법을 바꾸는 아마존 고(Amazon Go) 등 모두는 한 쪽에는 소비자와 다른 한 쪽에는 상품 및 서비스 공급자 그리고 이들 사이의 간접 네트워크 효과라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s)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마존 고는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등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만, 그 개념상 아마존 플렉스와 아마존 트레저 트럭의 결합 및 확장 모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출처: 아마존 트레저 트럭 트위터 계정

이베이의 잘못된 판단

2016년 7월 이베이(eBay) 대표 데빈 위니그(Devin Wenig)는 스스로 잘못된 성장 전략을 선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코드 컨퍼런스(Code Conference)에서 이베이는 더 이상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 곳은 아니라며, "나는 한 시간 내로 배달되는 10억 개의 물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배달에 3일이 필요하더라도 아주 특별한(unique) 10억 개의 물품을 제공하는 곳을 선호한다"며 아마존과 비교하여 이베이가 추구하는 경쟁력은 '상품 구성'에 있음을 주장했다. 아쉽게도 데빈 위니그의 말처럼 이베이가 상품 구성을 차별화 전략으로 선택했기에 이베이는 아마존을 이길 수 없다. 상품 구성은 경쟁력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베이의 장점은 p2p(peer-to-peer)에 있었다. 이베이는 심지어 구글보다 빨리 p2p 특성을 상업화했다. p2p에 기반한 오픈 마켓은 이베이를 특별하게 만들었고, 이베이에게 경제적 부를 선사했다. 때문에 이베이가 페아팔(PayPal)과 스카이프(Skype)를 인수했던 점은 p2p 서비스의 연장과 통합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베이가 p2p 서비스의 발전형태인 우버와 에어비엔비(AirBnB)에 투자하지 않았던 점 또는 유사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했던 점은 안타깝다. 이베이는 최소한 p2p 서비스의 기반시설 마련에 나설 수도 있었다. 바로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야 말로 이베이가 발견했어야할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서비스였다.

이베이의 잘못된 판단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오픈마켓 등 플랫폼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은 성공한 플랫폼의 '크기와 범위(scale & scope)'를 확장하는 것뿐 아니라, 플랫폼 서비스를 가능케 했던 요소(이베이: p2p)를 더욱 크게, 더욱 강하게, 그리고 더욱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