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마케팅의 6가지 규칙

콘텐츠 과잉에 맞서는 콘텐츠 마케팅

강정수 · 845일전

TV, 신문 등 아날로그 미디어의 효과가 감소하고 디지털 미디어로 미디어 소비가 집중하는 현상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마케팅 전략의 질적 전환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변화의 목소리 중심에 '콘텐츠 마케팅'이 놓여 있다.

미국 CMI(Content Marketing Institute)와 MarketingProfs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북미 기업 중 90%가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콘텐츠 과잉(Content Overload)의 위협

미디어 소비가 스마트폰과 PC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에게 기회라기보다는 위협이다. 콘텐츠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동영상, 웹툽, 뉴스 등 다양한 볼거리, 읽을거리 등이 소비자의 관심을 두고 치열한 경쟁에 빠져들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새로운 마케팅 채널은 기업에게 기회일 수 있다. 해당 채널에서 경쟁사를 비롯 대다수 기업의 출발선이 비슷하기에 '한번즘 해볼만 한 게임'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경쟁기업 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제한된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하나의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점은 분명 위협이다.

아날로그 마케팅: 분절된 시장

아날로그 시대의 소비자 A를 상상하자. 소비자 A는 주로 저녁 시간에 TV를 즐겨본다. 신문을 정기구독하며 아침 시간에는 신문 소비에 작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다. 소비자 A는 정기적으로 매거진 1개 또는 2개를 소비한다. TV, 신문, 매거진에서 콘텐츠 그리고 광고는 서로 분절되어 있다. TV 광고를 본 소비자가 매거진에서 '기사형 광고(Advertorial)'를 소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TV 소비와 매거진 소비는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마케팅: 통합 시장

스마트폰을 예로 보자. 스마트폰에서 미디어 소비가 이뤄지는 주된 공간은 네이버 앱, 페이스북 앱, 유튜브 앱, 카카오톡 앱 등이다. 그리고 복수의 게임 앱과 음악 앱이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더불어 스마트폰에서 절대 다수의 미디어 콘텐츠 및 광고 콘텐츠 등이 소비된다. 웹툰이 영상과 경쟁하고, 뉴스가 페이스북용 카드뉴스와 경쟁하며, 매거진 콘텐츠가 게임과 경쟁한다. 온라인 쇼핑 상품을 구경하는 행위가 미디어 소비로 전환한지 오래다. 스마트폰은 콘텐츠 과잉의 현장이다. 더욱이 PC시대에 작동했던 광고기법은 스마트폰에서 그 효과가 급감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배너광고가 작동하지 않기 시작했으며, PC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했던 검색광고도 스마트폰에서는 저관여 상품 및 서비스를 제외하면 그 효과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요약하면 스마트폰 환경에서 기업의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도달되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관심을 받는 방법이 '콘텐츠 마케팅'이다. 그 필요성과 방법론을 따져보자.

1. 광고는 무력하고, 출구는 콘텐츠다.

TV 리모콘은 시청자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찾는 도구이자 동시에 광고를 피할 수 있는 수단이다. 웹페이지에는 배너광고가 넘쳐난다. 일부 이용자는 웹브라우져에 애드블록(Ad-Blocker)을 설치해 배너광고를 차단한다. 또한 다양한 시구추적(eye tracking)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이용자는 구성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는 웹페이지를 반복적으로 방문할 경우 광고을 인지하지 않는다. 이를 광고 맹목(Ad-Blindness)라 부른다.

image Eye Tracking Test의 예, 출처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도 자신의 이해를 관철할 수 있는 능력을 '권력'이라고 부른다면, 배너광고를 포함하여 전통 광고는 그 권력을 잃어가고 있다. 광고가 권력을 상실한 만큼 권력을 얻은 쪽은 소비자 또는 이용자다.

이러한 권력 변화에서 기업이 깨달아야 하는 점은, 이용자는 스스로 원할 때에만 누군가의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예: 광고-에 관심이 없다면 이용자는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전통광고는 권력을 상실했고, 그 만큼 전통광고의 경제 효율성이 줄어들고 있다.

콘텐츠 마케팅이 의미하는 바는, 기업의 이해를 반영하는 전통방식의 메시지와 콘텐츠는 확산되지 않으며 이용자의 이해에 충실한 메시지와 콘텐츠가 효율적으로 퍼져나간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기업의 이해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 메시지를 기업이 생산하고 유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다.

2. 콘텐츠 '시장'이 존재하며, 일반적인 시장규칙은 콘텐츠 시장에도 유효하다.

콘텐츠 과잉은 콘텐츠 공급의 과잉을 말한다. PC와 스마트폰 특히 소셜 미디어는 바로 거대한 콘텐츠 '시장'이다. 이곳에서 공급과 수요가 만나고 조절된다.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는 '친구의 페이스북 담벼락 포스트', '친구의 인스타그램 사진 및 이미지'가 기업 콘텐츠와 경쟁한다.

image 페이스북 담벼락 포스트의 경쟁구도, 출처 워싱턴포스트

이용자의 경우 기술의 진화에 따라 동일 시간에 더욱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한계는 명확한다. 하루 24시간이라는 소비시간 제약은 변함 없기 때문이다. 공급이 폭발하고 소비가 제한된 시장을 '구매자 시장'이라고 부른다. '구매자 시장'에서 개별 상품의 가격 및 상품에 대한 관심은 강력한 하락압력을 받게 되고, 공급자는 구매자에게 종속된다.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 등의 알고리즘 규칙을 충실하게 따르지 않을 경우 개별 콘텐츠는 '시장 진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상품은 소비자에게 팔릴 기회마저 가질 수 없다.

3. 네이버와 구글에서 배운다.

페이스북에서 공유되지 않는 콘텐츠는 존재하는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검색결과 상위에 나타나지 못하는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검색최적화(SEO)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 또는 구글에서 배워야 할 바는 검색최적화가 아니다.

네이버와 구글의 핵심 과제는 이용자가 답을 찾고자 하는 질문에 정확한 답을 제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쌓이는 이용자의 질문을 분석하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알고리즘 개선에 네이버와 구글은 노력을 집중한다.

콘텐츠 마켓팅 운영자는 메시지를 만들고 확산시키는 일에만 온통 신경을 써서는 안된다. 이용자가 던지는 질문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분석하고, 현명하게 답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구해야 한다.

질문하는 이용자를 만족시키는 일, 콘텐츠 마케팃의 출발점이다. 네이버와 구글은 콘텐츠 과잉 공급 상황에서도 훌륭한 답변에 대한 수요는 충분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진화시키는 일이 콘텐츠 마케팅의 과제다.

4. 저널리즘으로 충분하지 않다.

코카콜라는 기업 홈페이지를 매거진 형식으로 재편하고 이를 위해 40여 명의 기자를 고용했다. 쉬바르츠코프(Schwarzkopf)는 콩테 나스트(Condé Nast)에 콘텐츠 제작을 위탁하고 있다. 콘텐츠 마케팅의 대표적 예다.

image 매거진 형식으로 변한 쉬바르츠코프 홈페이지

콘텐츠 마케팅을 설명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업은 언론사를 닮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다. 달리 표현하면 많은 부분에서 틀린 표현이기도 하다. 기자는 독자 또는 이용자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기자에게는 '기업적 사고' 또는 '기업가 정신'이 크게 부족하다. 콘텐츠는 저널리즘이 아니다. 콘텐츠는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지만, 기업 이익에도 충실해야 한다. 아무리 일부 기자들이 기업 홍보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려도 기자는 객관적으로 보도하고 저널리즘 규범을 지키도록 교육받은 존재다. 저널리즘은 콘텐츠 마케팅의 훌륭한 기초를 제공하고 있지만, 콘텐츠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새로운 콘텐츠 마케팅 형식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자에게 마케팅 교육이 필요하다. 시장 규칙을 이해하는 기자가 필요하다.

5. 성공적인 콘텐츠 마켓팅은 시장 전문가를 필요로하지 기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시장 전문가(marketeer)는 콘텐츠 마케팅의 필요조건이다. 여기서 시장 전문가(marketeer)는 마케팅 운영자(marketer)와 다르다.

시장 전문가는 시장과 시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사람을 말한다. 콘텐츠 마켓팅이란 콘텐츠를 가지고 마케팅(marketing with content)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시장에서 마케팅(marketing for content)을 진행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역사를 보자. 서구의 경우 1950년대와 1960년대 마케팅은 '제품 중심 접근(product-centric approach)'을 특징으로 한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던 시기다. 기업은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충분하게 생산하는 일에 집중했다. 1970년대에 진입하면서 수요 감소를 경험한 서구 기업은 '유통 중심 접근(distribution-centric approach)'으로 마케팅의 중심 이동을 경험한다. 소비자가 필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에서 마케팅은 자기 역할을 찾는다. 그 이후 마케팅은 경쟁자를 인식하고 차별점을 부각시키는 시장 중심 접근(market-centric approach)으로 진화한다.

콘텐츠는 마케팅 4P개념에서 볼 때 '제품'( 1. P: Product)이다. 때문에 제품 관리(Product-Management)가 필요하다. 콘텐츠는 다양한 채널에서 유통된다. 따라서 유통정책(2. P: Place)를 요구한다. 콘텐츠는 스스로 유통되지 않는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정책(3. P: Promotion) 없는 콘텐츠 마케팅은 성공할 수 없다. 콘텐츠 제작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가격정책(4. P: Price)과 콘텐츠 마케팅을 분리해서 사고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이 네 가지가 전통적인 마케팅의 4P다. 시장 이해자 그리고 마케터는 이 4P를 배웠고 항상 이 패러다임에서 마케팅을 사고하지만 기자는 그렇지 않다. 물론 기자도 4P를 배울 수 있고 배워야 한다. 콘텐츠 마케팅의 콘텐츠가 제품(product)임을 잊어서는 안되며, 제품은 치밀한 관리(management)를 필요로 한다. 그 방법론 중 하나가 4P다.

6. 콘텐츠 마케팅은 강력한 화력(firepower) 또는 두드러짐(standing out)이 필요하다.

퍼 크롬웰(Per Cromwell)은 '바이럴리티 해부(Anatomy of Virality)'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정의한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당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A good story is designing and crafting a story that people tell other stories about what you did) 

그는 돋보이고 기발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만이 콘텐츠 과잉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돋부이는 강력한 매력의 콘텐츠는 사회 환경을 이해하고 경쟁자를 고려한 '전략적 사고'의 결과물이다.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철을 잘 다루고 엔진을 설계할 수 있는 인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자동차 생산에는 점점 더 많은 개발자가 필요하며, 훌륭한 전기 전문가와 사운드 디자이너가 요구된다.

콘텐츠 생산관리(product management)도 마찬가지다. 이미지를 고르고 글을 쓰는 기자만이 아니라, 개발자와 미디어 디자이너가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와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장 이해자 그리고 데이터 분석가가 절실하다.

복잡해지는 기업 재무는 ERP 시스템을 필요로 하듯, 콘텐츠 역시 다양한 기술과 상호작용해야 한다. 소비지에게 인지되지 못하는 콘텐트 및 메시지는 아무 의미가 없듯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콘텐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문가 조직이 요구된다.